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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무블출판사

정진영 (지은이)

2024-01-10

대출가능 (보유:1, 대출:0)

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부동산 ‘영끌’, 코인투자, 재난지원금, AI,
중고거래, 실직, 가난, 부를 향한 욕망…
재난과도 같은 일상, 충돌하는 욕망들!
욕망하는 군상의 민낯을 들여다보는, 지금 우리 시대 우리 자신의 이야기!


JTBC 인기 드라마 <허쉬>의 원작 『침묵주의보』를 비롯해 꾸준히 장편소설을 발표해온 정진영 작가가 데뷔 13년만에 첫 소설집을 출간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는 표제작을 비롯해 12편의 단편을 수록했다. ‘월급사실주의’ 동인답게 지극히 현실적인 주제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들을 모았다. 부동산 ‘영끌’, 코인 투자, 재난지원금, 인공지능(AI), 중고거래, 실직, 학폭-왕따 문제, 지역통폐합, 부를 향한 욕망 등의 소재를 직설적으로 다루면서도 서사적 울림이 있는 이야기로 형상화한 작품들이라, 읽다 보면 바로 지금 우리 시대 우리 자신의 초상들을 마주하게 된다.
경제적 성취가 모든 것을 대변하다시피 하는 우리 시대의 삶의 조건은 그야말로 ‘괴로운 밤’과 다를 것이 없다. 무수한 욕망들이 충돌하는 재난 같은 일상을, 우리는 그저 춤을 추듯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일까. 수록된 소설 한 편 한 편을 읽다 보면, 우리 삶의 고단함과 그 속에서 욕망에 허덕이는 군상의 민낯들을 마주하게 되고, 또 그럼에도 그런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힘으로서의 상호이해와 사랑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누군가는 지금 겪고 있을지 모르고, 또 우리 주변에서 자주 마주할 수 있는 상황들이 문학적이고 감각적인 이야기로 재구성되어 공감과 연민과 분노와 슬픔을 자아낸다. 한 편을 읽기 시작하면, 제각기 다른 소재를 다루지만 결국 우리 시대의 초상으로 연결되는 열두 편의 소설을 단숨에 읽게 만드는 흡인력이 강하다. 코로나 시대의 사회적 거리 두기나 재난지원금 문제, 요동치는 부동산 시세와 같은 동시대적 현실을 생생하게 그리는 동시에, 고전 설화를 비롯한 다분야의 정보를 차용해 이야기의 결을 풍부하게 만드는 데서 작가의 필력이 여실히 드러난다. 수록된 작품들의 여운이 긴 이유이기도 하다.

이름이 똑같은 대학 동기와 연인이 되었으나 경제적 무능 때문에 버림받은 남자가 그녀의 죽음을 통보받고 찾아간 장례식에서 고단하고 씁쓸한 삶의 조건을 되새기는 표제작(「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에서는 ‘만파식적’과 ‘처용가’라는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코로나 재난지원금으로 어머니의 선물을 사려 하는 실직자의 고달픔(「선물」), 학폭·왕따의 굴레와 법 제도 및 적용의 모순(「네버 엔딩 스토리」), 부동산에 대한 욕망과 가상화폐 투자 끝에 다다른 씁쓸한 현실(「숨바꼭질」), 전염병과 전쟁에 대한 우화(「눈먼 자들의 우주」), 유력 정치인의 부동산 정책 관련 발언 문제로 대동단결해 시위에 나섰지만 서서히 분열하며 드러나는 저마다의 욕망(「동상이몽」), 콜센터 안내원의 취약한 근로조건(「안부」), 자기 욕망 때문에 기꺼이 서로를 질시하고 진실을 호도하는 일상의 모습(「동호회」) 등 지금 우리 시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직접적이고 절박한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우리가 주인공과 같은 곤경에 처한 것처럼 숨이 가빠오기도 한다.
그런 처절하고 너절한 현실 속에도 희망은 있다. 중고거래 사기를 당했지만, 같은 사이트에서 만난 사람과 교감을 나누며 살아갈 힘을 찾는 이야기(「징검다리」), 사고 후 인공지능이 되어버린 존재의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희생과 사랑(「시간을 되돌리면」), 단군 설화를 차용해 그려낸, 세월에 바래지 않고 단단한 닻이 되어주는 사랑의 가치(「사랑의 유통기한」), 고단하고 힘든 삶 속에서 위로가 되어주는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기억(「첫사랑」)을 담은 작품에서 우리는 괴로운 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춤을 추는 것밖에 없는 삶의 조건 속에서 길어 올리는 작은 희망을 마주하게 된다. 그 감동이 만만치 않다.
지금 우리 시대와 삶의 조건을 가장 적확하게 다룬 단편들을 고르라면 바로 이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들이다. 저마다의 욕망을 부추기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그 장단에 맞춰 춤을 추는 것 외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우리 욕망의 민낯을 직시하고, 그것을 뛰어넘는 사랑과 배려를 통해 작은 징검다리 하나를 놓는 일도 어쩌면 가능한 일일지 모른다고,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는 담담히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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